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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00만 원으로 200주를 사면 분기당 180만 원, 한 달마다 60만 원. 1년에 720만 원이 들어와서 재투자를 하면 이만한 눈덩이가 또 있을까. 그것도 달러니까 환율 생각하면 노후준비 끝난 거네. 미국 주식 쉽네? 아니 왜 다들 이 생각을 못하지? 불의 발견이란 게 이런 건가!
충분이 저런 생각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틀리진 않다. 계산 잘했고 칭찬한다. 근데 문제는 블라인드 글 제목에 있다. "배당주 한 번도 안 해봤는데, 이거 대박 아니야?"
전설의 투자자들은 한 주를 결코 짧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릇 아래 주사위가 있고, 없고로 돈을 따는 게 아니라 마치 엄청 고가의 명품을 사기 전까지 많은 고민을 하듯 알아보고, 공부하고, 애착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글쓴이는 배당주를 한 번도 안 해봤다며 흥분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미국 주식 자체를 들어가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떻게 공부 한 번 하지 않고, 경우의 수도 따져보지 않고, 시행착오조차 겪어보지도 않고 대박에 젖을 수가 있을까... 그런 마음을 갖게 되면, 시장의 변화, 주식 리스크 이해도가 떨어지고 공짜 돈을 번 착각이 들며 '불로소득'의 저세상 논리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미국 주식 시장은 12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해도, 늘 에버그린인 주식은 없다. 왜? 시장은 땅이 아닌 바다이기 때문이다. 늘 파도가 치고, 언제 배가 뒤집힐지 모른다. 미국 주식 역사에서 뒤집힌 배는 많았다. 어렵게 찾을 필요도 없다. 1994년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되었던 리만 브라더스(LEH)를 보자. 회사는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자리 잡고, 주식 시장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인기를 끌었다.
2000년대 초반, 리먼 브라더스는 부동산 및 모기지 관련 투자에서 큰 수익을 올리며 빠르게 성장했다. 이 시기에 주가는 급등했으며, 나름 안정적인 배당금도 지급되었다. 그러나 2007년부터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인해 리먼 브라더스의 재무 상태가 악화되었다. 위기가 심화되면서 배당금이 삭감되거나 중단될 수 있는 상황과 직면했고,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함께 리먼과 리먼의 주주들은 모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2008년 9월 15일, 리먼 브라더스는 600억 달러 이상의 부채를 안고 파산 신청을 했다.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기업 파산 사건 중 하나로 기록되었으며, 금융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다. 파산과 함께 리먼 브라더스의 주식은 상장 폐지되었고, 이후 주식 거래는 이루어지지 않게 되었다. 늘 봄날 일 줄 알았던 리먼 브라더스는 불과 상장 1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고배당주의 경우 변동성과 배당 지속 가능성 외에 3가지 단점이 있을 때가 많이 있다.
1. 성장 잠재력 부족
- 재투자 여력 : 고배당주를 지급하는 기업은 대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까닭에 이익의 많은 부분을 배당금으로 지급한다. 이로 인해 연구 개발(R&D), 인수합병, 시설 확장 등 성장에 필요한 재투자에 사용할 자금이 제한될 수 있다.
- 산업 성숙도 : 많은 고배당주는 성숙기 산업에 속해 있다. 이러한 산업은 성장 속도가 느리거나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지만 빠른 성장 가능성이 적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유틸리티나 소비재 산업의 기업들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2. 산업 위험
- 산업 집중 : 특정 산업에 집중된 고배당주에 투자할 경우, 해당 산업의 경기 변동이나 규제 변화가 기업의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 산업에 집중된 기업은 유가 하락이나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 경기 침체의 영향 :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소비자 지출이 줄어들고, 이는 고배당주의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배당금 지급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주가도 하락할 위험이 있다.
3. 인플레이션 위험
- 실질 구매력 감소 : 고정적인 배당금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게 된다. 예를 들어, 매년 $1의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이 있다고 가정할 때, 인플레이션률이 3%라면, 실제로 그 배당금의 구매력은 매년 감소하게 된다.
- 배당금 조정의 어려움 : 기업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여 배당금을 인상하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배당금의 실질 가치를 잃게 된다. 이는 장기 투자에 있어 고배당주가 매력적이지 않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이만큼의 내용도 고배당주를 얕게 공부하더라도 리스크로 배우게 부분이다. 조금 더 나아가 인간의 인생사로 접근해 보자. 피부로 느껴지도록. 많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돈 쓸 일이 의외로 많아지게 되고, 씀씀이 하나하나의 레인지가 넓고 높아진다. 누군가의 생일, 결혼, 죽음, 하나씩 나사 빠지는 내 몸, 각종 세금, 새 차, 이사, 자녀 양육, 해를 거듭할수록 반영되는 고물가... 반면 어느 시점부터 줄어드는 생산성.
고배당이 주는 고당도 돈맛을 알게 되면, 급여 외에 들어오는 부수익 덕에 한동안은 꽤나 괜찮은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돈맛은 저금통과 다르지 않다. 모이는 걸 보면 좋지만, 그 배를 째야 할 날이 오기 마련인 거다. 되레 장기적 가치 투자를 통해 자산 규모에 살을 붙여 가는 게 현명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주식은 변동이 캐릭터라 획일적인 건 없다.
다만 무엇을 사고팔든 공부는 하자.
본 포스팅은 투자 조장, 유치 목적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필자 본인의 의견입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과 결과는
투자자 개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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