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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 것 중에 가장 잘한 것을
꼽으라면 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금연이라 말할 수 있다.
자세히 말하긴 그렇지만 가정사를
핑계 삼은 일탈의 시기가 일찍 찾아
왔다. 당시에는 자판기에서 담배를
어렵잖게 구매할 수 있던 시절이었고
그렇게 나는 담배라는 걸 배웠다.
소위 말하는 겉담배로 피우다가,
결국 연기를 제대로 삼키는 속담배를
배우며 제대로 니코틴 중독의 늪에
빠져들었다. 담배가 없으면 극도의
불안감을 느낄 정도로 빠져 있었고,
방학 때 캐나다에서 한국에 들어오는
비행기도 흡연석을 예약할 정도로
나약한 사람이었다.
참고로 98년까지도 흡연석을 타고
입국했던 기억이 난다
내 인생 1/3을 연기로 채운 게
가장 후회스럽다.
차라리 피운 담배의 양만큼
책을 읽고 지식을 쌓았더라면...🥺
그래도 감사한 건 담배가 무익하다는
걸 깨닫고 긴 사투 끝에 금연의 세계에
들어왔다는 점. 사실 담배를 손에서
내려놓고 대체재로 금연껌을 씹었는데
하필 또 그 맛에 빠져서 1년을 고생했다.
(신현준 배우님은 6년을...)
담배는 사실 명확하게
끊는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다.
가장 효과 있는 방법이라면
정신과에서 금연약 같은 걸
처방 받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방법을 택하진 않았다.
금연껌으로 연초의 습관을
무력화 시켰고, 그 다음은 오로지
의지만으로 금연껌을 끊었다.
담배 끊은지 15년.
엄밀히 따지면 참은지 15년.
평생을 참아야 금연이 되는 거지만...
담배를 끊고 나니
체감되는 장점들이
몇 개 있더라.
자잘한 돈 지출이 줆
내가 담배를 피우던 시절의 가격은
한 갑에 2,500-3,000원 정도였음.
하루 1갑은 폈으니 자잘하게 그 돈이
계속 들어갔던 거임. 담배를 끊고 나니
그 돈 쓸 일이 없어졌음. 물론 금연껌
사느라 1년은 더 돈이 들었지만...
손, 피부, 옷에서 쩐내가 안남
이걸 아는 사람도 있고 모르는 사람도
있지만, 흡연자는 연초 쩐내를 달고
다님. 마치 아우라처럼 담배 냄새가
근처에만 와도 느껴짐. 금연을 하니
연초의 쩐내가 없어져서 상쾌함.
입술색, 안색이 돌아옴
흡연자였던 시절에는 몰랐는데
담배를 끊고 거울 속 나 자신을 보니
담배 피우던 시절 입술, 안색이 얼마나
다크 했는지 깨달음. 금연하고 나니
피부색과 피부 결이 달라짐.
미안할 일이 없음
언젠가 담배를 물고 걸어가는데
어느 여성분들이 "어윽~ 냄새!"라고
하면서 나를 피해 갔던 적이 있음.
죄송하다고 했는데... 굳이 담배를
안 피우면 죄송할 일도 아닌데 ㅎㅎ
금연하고 나니 누구에게도 미안할
일이 없어져서 좋음.
물을 더 마시게 됨
흡연자들의 습관 중 하나가
스트레스 받으면 담배로 안정을
얻는데 나 역시도 그랬음. 근데
금연을 하고 나서는 차라리 물을
더 마시게 되면서 수분 섭취를
많이 하게 됨.
내 인생 40+년 중
가장 잘한 것 중에 하나는
금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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