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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흑백 영화.
배경은 단 하나의 방.
한 소년이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음.
증거가 있고,
목격자가 있고,
11명의 배심원이
"유죄"를 외치고 있음.
유죄가 확정되면 사형임.
근데 딱 한 명,
8번 배심원이 손을 들지 않음.
"잘 모르겠다."
그 한마디로 영화가 시작되는 것.
11명이 유죄를 확신한 이유가
증거가 완벽해서가 아니었음.
빨리 끝내고 야구 보러 가고 싶어서,
빈민가 아이는 원래 그럴 거라는 편견,
다들 유죄라고 하니까 나도.
그게 전부였던 것.
8번 배심원이 하나씩 파고들기 시작함.
목격자의 시력,
소리를 들은 타이밍,
칼의 방향.
하나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고,
11명이 하나둘씩 입장을 바꾸는 것.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는 하나임.
확신이 곧 진실이 아니라는 것.
다수가 동의한다고
그게 옳은 게 아니고,
빨리 결론 내고 싶은 욕구가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것.
더 날카로운 메시지가 있음.
사람이 편견으로 얼마나 쉽게
타인의 목숨을 결정하느냐.
증거를 본 게 아니라
이미 머릿속에 있던 결론을
증거로 꿰맞추는 것.
이게 배심원실만의 얘기가 아닌 것.
교훈은 단순하지 않음.
"끝까지 생각하라"가 아니라,
내가 확신하는 순간
그 확신을 의심하라는 것.
특히 그 확신이
다수의 동의,
감정적 반응,
빠른 결론에 기반한 것이라면.
우리는 12명 중
몇 번 배심원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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